日 언론 “아베, 남북회담 전 방일 요청… 文 대통령 즉답 피해”

입력 2018-04-04 05:55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일본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준비로 일정을 조정하기 어려워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16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달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전에 일본 방문을 요청했다고 3일 교도통신, 도쿄신문 등이 복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방한한 데 대한 답방 형식이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요청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논의해달라고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문제에 대해 한·일 간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에서 남북과 미·중 등 주요국들이 북한 문제들을 다루는 가운데 ‘재팬 패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요청에 즉답을 피하면서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바쁜 관계로 일정 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5월초 도쿄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와 5월말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문 대통령의 방일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