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 여사는 남편이자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어떻게 호칭할까. 외신은 리 여사가 김 위원장을 ‘남편’으로 부른다고 전했다. 과거 부인이라도 위원장을 ‘원수님’이라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아사히신문은 남북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리 여사가 지난달 5일 남측 특사단과 가진 평양 만찬에서 김 위원장을 “제 남편”으로 불렀다고 3일 보도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을 원수님이 아닌 다른 호칭으로 지칭하는 것은 파격적인 일이라고 한다.
매체는 “국제사회 시선을 의식해 ‘보통 국가’ 이미지를 연출한 것 같다”면서 “북한에서 중년층 부부는 서로 ‘여보’라고 하지만 젊은층 아내는 ‘남편’이라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리 여사는 평양 만찬 당시 김 위원장과 당 본부 현관까지 특사단을 마중 나왔다. 저녁 식사 자리에도 함께한 그는 김 위원장 옆에 앉아 평양 명물 요리와 소주 등을 권하며 특사단을 환대했다. 과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부인을 동반하지 않았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대조적이다.
김 전 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 여사가 중국·러시아를 방문할 때 동행한 적이 있긴 했다. 하지만 북한 매체에 거의 언급되지 않았으며 국방위 과장 등의 직함을 사용했다.
이를 두고 국제무대에서 리 여사의 영부인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한 매체들은 2월 8일 열린 건군절 열병식 보도 이후 리 여사의 호칭을 ‘동지’에서 ‘여사’로 바꿔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공식적인 자리에 리 여사를 적극 대동하고 있다. 리 여사는 지난달 25일~28일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과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에도 함께 참석했다. 이에 리 여사가 27일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에도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31일 “한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때 사상 처음으로 부부동반 오찬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