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의 호이트 셔먼 미술관 지하창고에서 수십 년간 방치됐던 먼지투성이 그림이 알고보니 수억원대의 16세기 명작으로 밝혀졌다.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술관장인 로버트 워렌은 미술관 창고에서 우연히 테이블 뒤에 숨겨져 있던 작품을 발견했다.
워렌은 이 그림을 처음 발견했을 때 수억원대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이 그림은 미술관의 누수로 물에 오염돼 색도 우중충하고 액자도 없었다. 가치 있는 작품일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 그림이 지하에 있는 줄도 몰랐고 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워렌은 이 그림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칠 뻔했다. 하지만 그림의 한 구석에서 경매 스티커를 발견하며 새로운 국면이 전개됐다. 스티커에는 이 작품이 한때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소장했던 이력이 남아 있었다.
워렌이 전문가와 학자들에게 의뢰한 결과 이 그림은 16세기 네덜란드 화가 오토 판 펜의 작품으로 400만 달러(약 42억2840만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제목은 ‘아폴로와 비너스’로 1595년에서 160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작품이 단 한 번도 전시된 적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 그림의 묘사가 너무 선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오하이오주에서는 20세기 초반까지 한 번도 누드 그림을 전시한 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전시도 해보지 못하고 지하 창고에 방치돼 사람들에게 잊혀진 것으로 추측했다.
워렌은 이 작품을 팔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이 이 그림을 보고 싶어 해서 복구 작업이 끝나는 대로 미술관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혜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