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약혼녀 父, 딸 결혼 앞두고 ‘벼락치기 공부’

입력 2018-04-03 13:08

영국 왕위 계승 서열 5위인 해리 왕자와 미국 영화배우 메건 마클의 결혼식이 19일 영국 런던 윈저성 내 세인트 조지 채플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마클의 아빠가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영국 가이드북을 사는 장면이 포착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마클의 아빠가 딸의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 영국에 대해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그가 영국의 풍경이 담긴 사진집을 들고 멕시코 로사리토를 걸어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마클의 아빠가 구매한 이 책은 1990년에 처음 출판된 영국의 유명한 가이드북으로 영국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과 건물을 20여 페이지에 담고 있다. 그 안에는 딸이 결혼식을 올린 윈저성도 포함돼 있다.

윈저성의 조지 채플은 해리 왕자가 세례를 받은 곳이며 첫 만남 이후 자주 데이트를 한 곳으로 두 사람에게 매우 특별한 장소라고 알려져 있다. 왕실은 “두 사람은 이번 결혼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매우 특별한 경험과 함께 축하하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외신은 마클의 아빠가 딸의 결혼식을 한 달 정도 앞두고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마클이 이혼녀이자 흑인 혼혈 배우라는 사실이 영국인들에게 어떤 식으로 비칠지 걱정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딸의 결혼을 걱정하는 부모 마음은 만국 공통이었다.

이는 결혼 발표 이후 전 세계 대부분의 언론이 마클이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이며 연상의 이혼녀라는 배경을 부각한 듯한 보도를 빼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신들이 이런 제목을 뽑은 것은 영국 사회가 인종차별적인 분위기가 적지 않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해리 왕자가 사는 켄싱턴궁은 두 사람의 교제 사실을 확인하면서 소셜미디어 등에서 나오는 마클을 향한 인종차별적 반응들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또 마클은 해리 왕자와 함께 출연한 BBC 인터뷰에서 “혼혈이라는 배경 때문에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어 낙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에 마클의 오빠 토마스는 “아빠는 평생을 딸을 위해 살아왔기 때문에 결혼 보도 이후 특히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결혼식을 지켜볼 전 세계의 사람들이 우리 가족과 미국을 어떻게 생각할지 나 역시 긴장되고 걱정이 된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DPA통신에 따르면 해리 왕자 커플은 결혼식에 일반 국민 수천 명을 초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켄싱턴궁 관계자는 “해리 왕자 커플은 일반 국민을 초청함으로써 이들이 이번 행사의 일원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 커플은 2640명을 성내로 초청했는데 영국 9개 지역에서 골고루 뽑힌 1200여명의 국민도 여기에 포함됐다. 켄싱턴궁 관계자는 “해리 왕자 커플은 다양한 배경과 연령대의 사람들을 초청했다”며 “여기에는 강한 리더십을 보인 이들은 물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 이들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