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멍 때리기 대회’서 빨간카드 들면 일어나는 일

입력 2018-04-03 08:51
지난해 4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 한강공원에서 열린 2017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들. 뉴시스

말도, 생각도, 행동도 하지 않아야 한다. 숨 쉬는 것 외에는 웬만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우승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달 22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여의도한강공원 너른들판에서 ‘2018 한강 멍 때리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올해로 3회째인 대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가치 있는 행위’라는 알리는 일종의 ‘단체 퍼포먼스’다. 할 게 넘쳐나고 급변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누군가에겐 휴식과 치료의 의미가 있다.

대회의 우승방법은 간단하다. 90분간 ‘멍 때리면’ 된다. 어떤 행동도 생각도 하지 않고 있으면 주최 측이 15분마다 참가자들의 심박 수를 측정해간다. 이를 그래프로 만드는데, 가장 안정적이거나 점진적으로 하향곡선을 나타내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현장 시민 투표가 합산돼 1~3위를 선정한다.

선수는 대회 도중 말을 할 수 없다. 대신 빨간 카드(졸릴 때 마사지 서비스), 파랑 카드(목마를 때 물 서비스), 노랑 카드(더우면 부채질 서비스), 검정 카드(기타 불편사항) 등으로 의사를 전달하면 진행요원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멍 때리는 데 실패하면 경기장 밖으로 끌려나간다.

올해 대회에는 150명의 참가자를 선발한다. 이날 낮 12시부터 4일 자정까지 홈페이지(www.spaceoutcompetition.com)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INT.spaceout.competition)에서 신청할 수 있다. 당일 결원이 생기면 현장에서 추첨해 충원한다. 최종 참가자는 10일 낮 12시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 새 소식란에서 발표되며 개별 통보도 된다.

대회 당일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황사 주의보 및 경보 발령 땐 일주일 뒤인 29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