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복심’ 김경수, 경남지사 승리 땐 대권주자 반열에

입력 2018-04-03 05:53
뉴시스

金 “경남 1당 한국당 혁파”
한국당, 김태호 전략공천땐 문·홍준표 대리전 양상
김현철 등 전직 대통령 자녀 이번 선거엔 공천 배제키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6·13 지방선거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경남지사 출마를 준비해 왔던 공민배 공은권 권민호 예비후보는 출마 의사를 철회하고 김 의원을 전폭 지지키로 했다.

김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경남의 정권교체를 통해 벼랑 끝에 선 경남 지역 경제와 민생을 되살리기 위해 출마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는) 경남의 1당(자유한국당)을 혁파해 부산·경남에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선거”라며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경남지사 시절 도정과 지사직 사퇴 이후의 모습에 대한 도민의 판단을 보여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경남지사 도전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4년 전과는 정치적 의미와 파장이 다르다. 2014년엔 격전지 야당 후보로서의 도전이었지만, 이번엔 현직 국회의원이자 문재인정권 핵심인사 자격으로 치르는 선거다. 직전 경남지사였던 홍 대표가 한국당 후보로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전략공천할 경우 문 대통령과 홍 대표 간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경남지사 선거는 부산시장 선거와 함께 문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오랜 꿈인 부산·경남 지역의 ‘야성 회복’의 바로미터가 됐다.

김 의원이 도전에 성공하면 김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 친문(친문재인) 핵심 의원은 “김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여권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의 핵심참모에서, 문재인정권의 국정운영 동반자로 정치적 위상이 격상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남권의 다른 민주당 의원은 “낙선하더라도 의원직까지 내려놓고 당의 요구를 수용한 김 의원은 이번 정권 내내 핵심 역할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권주자 부상 관련 질문에 “제가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경남지사 선거가 쉽지 않다는 당내 분석이 많다. 국회의원 당선 2년 만에 지역구를 떠나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김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경남은 아직 우리 당이 안심하기 어려운 지역”이라며 “선거 막판으로 가면 반반의 선거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전직 대통령 자녀는 공천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민주당 내에선 경남 지역 재보선에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가, 전남 지역 재선거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삼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후보로 거론돼왔다. 여당 고위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자녀의 출마가 지방선거의 초점을 흐릴 수 있다”며 “이들의 출마는 고려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또 민주당 부산시장 경선 후보인 정경진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을 부산 해운대을 재선거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욱 신재희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