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블랙팬서’ 촬영을 기념해 부산에 세워진 캐릭터 조형물은 술에 취한 30대 대기업 직원에 의해 파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2일 재물손괴 혐의로 A씨(32)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0시25분쯤 부산 중구 광복로 용두산 공원의 에스컬레이터 앞에 설치된 블랙팬서 캐릭터 조형물을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조형물은 시가 500만원으로 알려졌다.
블랙팬서는 미국 만화 출판사였고 지금은 영화산업으로 성공한 마블이 1966년 판타스틱4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캐릭터다. 미국 최초의 흑인 슈퍼히어로다. 격투 실력이 뛰어나고 과학 분야에서 탁월하다. 어벤저스의 일원이다. 마블은 현재 월트디즈니사의 자회사다.
블랙팬서의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는 광안리 해변을 질주하고 자갈치 시장에서 악당과 싸우는 ‘부산 액션’ 신이다. 블랙팬서 제작진은 지난해 3월 부산에서 약 2주 동안 이 장면을 촬영했다. 마블은 2015년작 ‘어벤저스 2-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담은 서울 도심에 이어 부산을 격전지로 삼았다. 조형물은 이를 기념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쓰러진 블랙팬서 조형물은 한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그 대상이 사람을 향하지 않았지만 엉뚱하게 발산된 폭력성에 눈총이 쏟아졌다.
경찰은 현장 주변 CCTV 40여대를 분석한 결과, 용의자가 800m 가량 떨어진 주점에 출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추적해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화가 난다는 이유로 조형물을 파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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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