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초 인질극 20대, 이유 들어보니… “유공자 등록 안해줘”

입력 2018-04-02 15:28 수정 2018-04-02 17:17
2일 서울 방배초등학교에 한 남성이 침입해 4학년 여학생을 인질로 잡아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남성이 검거된 뒤 귀가하는 학생들 사이로 경찰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20대 남성이 초등학생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1시간 만에 체포됐다.

2일 오전 11시43분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교무실에서 양모(25)씨는 4학년 여학생에게 흉기를 들이댄 채 “기자를 불러 달라”고 요구하며 난동을 부리다 검거됐다.

인질범은 의가사제대를 했으나 국가보훈처에서 유공자 등록을 해주지 않아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4시30분쯤 서울 방배경찰서에 도착한 양씨는 “군에서 가혹행위, 부조리, 폭언, 질타 등으로 정신적으로 크게 압박을 받아 조현병이 생겼다”면서 “보훈처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4년 7월에 제대를 했는데 4년 동안 청와대, 보훈처, 서울시, 국민인권위원회 어디서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인질극이 발생하자 경찰특공대와 기동타격대, 형사 등이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A씨와 근접한 위치에서 대화를 시도하며 물을 건넸다. A씨가 물을 마시던 중 갑자기 간질 증세를 보이자 이 틈에 A씨를 덮쳐 낮 12시43분 검거에 성공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졸업증명서를 떼러 왔다”며 교내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피해 여학생은 서로 모르던 사이로 파악됐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