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아들 살해한 18세 엄마…日 언론 “비극을 막을 수 없었나”

입력 2018-04-01 13:51 수정 2018-04-01 14:34
게티이미지 뱅크

일본 아오모리현 무쓰시에서 지난 2월 18세 엄마가 2세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아들의 목에는 목졸린 흔적이 있었다. 낯선 곳에서 홀로 아이를 키워오던 ‘소녀’ 엄마는 외로움과 생활고로 극단적인 선택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은 “비극을 막을 수는 없었나”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엄마는 지난 2월 20일 오후 3시50분쯤 무쓰시 자택 2층 침실에서 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엄마는 이날 오후 7시쯤 무츠 경찰서에 스스로 신고했다. 3시간 여 동안 죽은 아들 옆을 지키고 있었다. 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엄마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포기하고 “아들과 더 함께 있고 싶었기 때문”에 늦게 신고를 했다. 엄마는 한정된 수입으로 생활과 육아를 고민하다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엄마와 아들은 지난해 10월 할머니가 사는 무츠시로 이주해 왔다. 주변 사람들은 “두 모자가 사이 좋게 마당에서 삽질을 하고 함께 쇼핑을 나가거나 하면서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하고 있다. 이웃에 사는 70대 할머니는 “육아에 고민하고 있는 모습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단지 이웃끼리 교류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모자가 이사 온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주택 1층에는 할머니가 살았고, 2층에 모자가 살고 있었지만 생활은 서로 따로 해왔다. 엄마는 음식점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생활비가 부족해 아들을 보육원에 보낼 수 없었다.

오제키 노부코 아오모리현립 보건대 교수는 “18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과 가족의 도움 없이 육아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역과 주변 사람들이 손을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무쓰시는 생후 10개월 ~3세 6개월 유아를 대상으로 아동의 건강 상태와 생육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집단 검진을 실시하고, 사회복지사나 ​​간호사 등이 부모와 상담하고 있다. 아이의 발달 상황과 가정 환경에 따라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호별 방문이나 전화 연락 등을 계속한다. 비극의 주인공인 모자에게도 이런 대응을 했다고 했지만 비극을 막을 수 없었다. 시 관계자는 “커뮤니케이션을 거듭해도 고민을 모두 덜어주는 것은 아니다”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제대로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