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장관 “문화로 남북이 평화 공존할 수 있길 바란다”

입력 2018-04-01 11:27 수정 2018-04-08 01:13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일국 체육상을 면담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도종환(63)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1일 오후 6시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문화교류의 물꼬가 트이고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국가의 운명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문화가 해서 문화체육 교류의 중요함을 높이 평가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도 잘 되고 남북이 평화공존할 수 있는 평화체제가 구축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 와중에 많은 문화체육 교류 사회단체 교류가 활성화 돼서 그동안 10여년 이상 단절된 동질성이 회복되고 화해와 평화이 분위기가 일조를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과의 적극적인 문화교류를 원하기도 했다. 도 장관은 “먼저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을 2015년까지 25차례 지속적으로 해왔다”며 “남북 언어학자들이 사전편찬을 위한 어휘수집 등의 작업을 재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개성 만월대가 홍건적의 침입으로 소실된 이후 600여년이 흘렀다. 발굴 작업을 7차례 했다. 2015년 중단된 작업을 재개하고자 제안하려고 한다”면서 언어와 역사 교류를 희망했다.

교류가 시작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도 있다. 도 장관은 “정상회담도 있고 큰 틀에서 풀어야 하는 문제”라며 “이후 논의가 있지 않겠나. 먼저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일이 시작되면 문체부의 업무인데 우선 천천히 (접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고려 황궁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이 3차원(3D) 전시로 열렸다. 도 장관은 “평창올림픽 때는 3D 전시만 했었다. 북한 문화상을 만나면 그런 정도(직접 전시)를 시작할 수 있지 않겠나”며 “문화와 체육 교류를 정례화하거나 다른 교류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지 않겠나”고 답했다. 올해가 고려 건국 1100주년으로 전시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이다.

도 장관은 2005년 남북작가회담으로 평양에 온 적이 있어서 13년 만에 평양에 온 셈이다. 그는 “13년 전에 왔을 때보다 색깔이 많이 달라졌다”며 “당시에는 주로 회색이었는데 분홍색 노란색 하늘색 등 건물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이어 “서울에서 피는 개나리가 평양에도 피는 구나”라며 심정을 시적으로 표현했다.

과거 백두산에 올랐던 기억을 되새기기도 했다. 도 장관은 “백두산 천지를 올랐는데 보름달이 지지 않고 동그랗게 있는데 빨간 해도 떠서 천지 옆에 해와 달이 동시에 떠있는 걸 봤다”며 “시인들이 보고 소리를 질렀다. 평생 못 볼 장면이라 감격했다”고 전했다.

권준협 기자, 평양공연공동취재단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