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세에, 여전히 담장을 탑니다” 홈런타구 걷어낸 이치로

입력 2018-04-01 09:07
미국프로야구(MLB) 시애틀 매리너스의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가 1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큰 타구를 점프해 잡아내고 있다. MLB 트위터 캡처

미국프로야구(MLB)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즈키 이치로가 변함없는 ‘홈런 도둑’의 면모를 뽐냈다. 외야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완벽한 타이밍으로 걷어낸 것이다.

1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 좌익수로 출장한 이치로는 1대 4로 뒤진 3회초 무사 상황에서 호세 라미레즈가 친 솔로홈런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타격음이 들린 순간 전속력으로 펜스를 향해 달려갔기 때문에 잡을 수 있는 공이었다. 느린 화면으로 본 타구는 글러브가 아니었다면 담장 밖으로 넘어갈 궤적이었다.

타구를 잡아낸 이치로는 무릎을 꿇고 잠시 숨을 고른 뒤 공을 내야로 돌려 보내줬다. 피홈런을 직감했던 시애틀 선발 제임스 팩스턴은 오른손을 들어 외야의 이치로를 가리키며 고마움을 표했다. 라미레즈는 덕아웃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세이프코 필드를 메운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치로, 이치로’를 연호했다.
1일(한국시간) 덕아웃에서의 스즈키 이치로. AP뉴시스

이치로는 겨우내 팀을 찾지 못하다 MLB 데뷔팀인 시애틀에서 극적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입단 기자회견에서는 “고향에 온 기분”이라며 “동료들 몇몇은 아이 뻘 나이라서 걱정된다”고 했다. 스포츠 매체들은 “이치로가 44세의 나이에 여전히 담장을 타고 오른다” “시애틀에 돌아와 홈런을 강탈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경기는 시애틀이 패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