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한 새댁 소방관의 시어머니 “꿈 같은 6개월 이었는데…”

입력 2018-04-01 08:00

“내가 우리 며느리가 있어 6개월 동안 꿈같이 지냈어”

도로 위에 출몰하는 개를 잡아 달라는 민원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숨진 김모(29‧소방교) 소방관의 시어머니는 이같이 오열했다. 김 소방관은 지난해 말 결혼한 새댁이었던 사연이 전해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31일 오전 9시30분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아산 방향)에서 25t 트럭이 동물구조 활동을 위해 세워져 있던 소방 펌프차를 추돌해 작업을 준비하던 소방관 (29)씨와 소방관 임용 예정 교육생 문모(23)씨와 김모(30)씨 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산소방서 둔포119안전센터 소속인 김 소방관은 지난해 말 동료 소방관과 결혼했다. 남편은 천안 서부소방서에서 근무 중이다.

사고 소식에 가장 먼저 도착한 김씨의 시어머니는 연합뉴스TV에 “개 한 마리 때문에…난 억울하고 분해서 못 살아”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내가 우리 며느리가 있어서 행복했단 말이야. 내가 6개월 동안을 꿈같이 지냈어”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김 소방관의 친정어머니는 “내 딸을 살려내라”며 오열하다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동료들은 “늘 밝고 적극적이었던 김 소방관이 너무도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산경찰서는 31일 운전자 허모(65)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운전자 진술을 통해 운행 중 차량 내 라디오 조작을 하느라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소방관 김씨와 2명의 교육생이 안치된 충남 아산의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들의 영정 앞에 옥조근정훈장을 바쳤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