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A교수 연구실 앞에 수십개의 ‘미투’ 포스트잇이 붙었다. 수업에서 조발표를 정할 때 여학생들을 ‘초이스’하게 하고 뒤풀이에서도 여학생들을 배분해 앉히는 등 각종 성희롱을 일삼았던 A교수를 향한 학생들의 누적된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
연구실 문 앞과 벽지에 가득 붙은 포스트잇과 A4 용지에는 “교실은 룸살롱이 아니다” “사과하신다 하셨잖아요”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서울대학교의 슬로건을 본따 “누군가 룸이 어디냐고 묻거든 고개를 들어 교수님을 보라고 하라”고 써 붙이기도 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A교수는 수업에서 조 발표를 정할 때 여학생들만 앞으로 나오게 해서 남학생들에게 ‘초이스’하게 했다. 선택을 받지 않은 여학생은 계속 서 있어야 했다.
수업 뒤풀이에서도 “술자리에 여자가 없으면 칙칙하다”며 여학생을 테이블마다 의도적으로 배분해 앉혔다. 남학생들까지 A교수의 편에 섰다. 일부 남학생들은 뒤풀이 자리에서 A교수에 여학생들에게 이런저런 춤을 추게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A교수와 학교는 지난해부터 문제를 계속 제기해온 학생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고선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것이다.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A교수의 사과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