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인 3명이 피랍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리카 해역은 ‘바다의 무법자’ 해적이 기승을 부리는 곳이다.
2014년 8월 한국인 2명이 탄 선박이 가나 남쪽 해상에서 무장 해적에 피랍됐다 일주일여만에 풀려났다. 당시 한국인 2명은 싱가포르 선사의 3200t급 유류공급선의 선장과 기관장이었다. 이들 밖에도 선박에는 중국인 12명, 싱가포르인 1명, 미얀마인 6명 등 총 19명이 함께 타고 있었다. 한국인 선원이 풀려나자 당시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인 2명을 포함한 모든 선원은 신변과 건강에 이상이 없고 유류 일부를 절취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6년 2월에는 한국인 1명이 타고 있던 한국 해운회사 소속 유조선이 코트디부아르 공해상에서 아프리카 해적들에게 납치됐다가 나이지리아 해군에게 구조됐다. 당시 피랍된 배는 UAE 기업 소유로 한국의 한 해운회사에 임대된 파나마 선적의 유조선 ‘막시무스호’였다. 이 배는 지난 5년간 아프리카 기니만에서 해적에게 세 번째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해적이 선박을 공격하는 사례는 줄어들고 있지만, 납치사례는 그렇지 않다.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 특정 해역에선 몸값을 노리고 납치에 나서는 해적들이 버젓이 활개 치고 있다.
국제해사국(IMB) 해적신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해상 납치된 피해 선원들의 수는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발생한 해상납치 사건 10건에서 모두 75명이 피랍됐다. 이중 65명은 나이지리아 기니만에서, 나머지 10명은 필리핀 남부 해상에서 납치됐다. 2016년 피랍자는 62명이었다.
해적들이 선박 공격보다 선원 납치를 선호하는 건 선박을 억류하거나 물건을 뺏는 것보다 납치한 뒤 몸값을 받는 게 간단하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