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에서는 장동건이라는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
‘7년의 밤’은 한 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다.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와 추창민 감독의 밀도 있는 연출이 빼어난 만듦새를 만들어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장동건의 연기 변신은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해 파격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정유정 작가는 “장동건 배우가 표현한 오영제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의 기운에 압도됐고 관객을 휘어잡는 굉장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추창민 감독은 “그는 지치지 않는 배우다. 치열한 고민을 거쳐 완성된 장동건의 변신에 모두들 만족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극찬했다.
원작 소설의 팬이었다는 장동건은 “원작을 읽고 오영제 캐릭터에 매료돼 있었다. 마침 캐스팅 제의가 들어와 운명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일종의 동기부여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완벽한 악역 연기를 위해 장동건은 치열한 노력과 열정을 쏟아 부었다. 매 촬영마다 머리를 밀어 탈모가 진행 중인 중년 남성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특히 최현수 역의 류승룡과의 맨몸 액션신을 촬영할 때는 “한 대를 때리더라도 어떻게 때릴지 반나절을 고민했고,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감정의 폭력성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다.
류승룡은 “촬영 내내 그는 오영제 그 자체였다”고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장동건은 “배우로서 여한이 없는 작품이다. 액션 장면 촬영 중 귀를 다쳐서 40바늘 정도 꿰맸는데, 훈장처럼 느껴진다”는 소회를 밝혔다.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 시종일관 섬뜩한 눈빛으로 작은 몸짓 하나에도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했던 장동건을 향한 관객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