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소방서 사고, 소방관 부부 아스라진 신혼의 꿈

입력 2018-03-30 16:24 수정 2018-03-30 22:07
뉴시스

소방관 부부가 된 지 채 몇 달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남편은 천안서부소방서에서, 아내는 아산소방서에서 국민 안위를 돌봤다. 면사포를 쓴 게 엊그제 같던 새댁은 창창한 인생의 봄날을 만끽하기도 전에 세상에 작별을 고했다. 30일 오전,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43번 국도에서 였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었을 김모(29) 소방관은 30일 도로 위에서 황망한 죽음을 맞았다. 도로 위 개를 포획하기 위해 찾았던 곳, 그게 마지막일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소방서 119에 “줄에 묶인 개가 도로에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아산소방서 둔포119안전센터 소속 소방관 김씨는 곧장 출동할 채비를 갖췄다. 소방관 임용 예정 교육생 문모(23·여)·김모(30·여)씨와 함께였다.

소방펌프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해 현장 수습에 나섰다. 그러던 중 25t 트럭의 추돌 충격으로 밀린 소방펌프 차량이 대원들을 덮치고 말았다. 김 소방관, 그리고 후배 두 명이 함께 맞은 비극이었다.

뉴시스

현장 실습교육을 받던 문모·김모씨는 임용을 2주 앞둔 새내기로, 채 꿈을 펼치지도 못한 채 유명을 달리했다. 문씨와 김씨는 각각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어렵게 소방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제80기)한 예비 소방관들이었다.

16주의 교육 기간에 충남 천안의 충청소방학교에서 12주간의 교육을 마친 뒤 4주간의 관서실습을 하기 위해 19일 이곳에 배치돼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교육을 받는 중이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