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경찰서는 자신을 신고한 마트 주인에게 앙심을 품고 흉기를 들고 찾아가 협박한 혐의(특수협박)로 전과 16범 김모(54)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김씨는 28일 오후 11시쯤 술에 취한 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소도매상에 들려 “내가 여기 20년 단골인데 치즈를 외상으로 달라”고 요구했다. 가게 주인 허모(51·여)씨가 “안 된다”고 말하자 그는 “단골인데 왜 외상을 안 해줘. 씨XX아”라고 수차례 욕했다. 분을 못 이긴 김씨는 허씨의 멱살을 잡고 카운터에서 끌고 나와 진열대로 밀치기까지 했다.
경찰은 허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자신이 허씨를 폭행했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이튿날 오전 6시쯤 풀려났다. 상황이 마무리됐지만 김씨의 횡포는 끝나지 않았다. 20여분 뒤 김씨는 마트에 두고 나온 자신의 휴대전화를 찾겠다며 마트로 돌아와 허씨의 남편 이모(52)씨에게 “왜 신고했냐”며 시비를 걸었다.
말다툼 중 격분한 김씨는 잠시 가게를 나갔다가 25㎝ 길이 식칼을 준비해 마트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죽고 싶냐. 죽여버리겠다”며 가지고 온 칼을 꺼내 이씨의 가슴팍에 갖다 대고 겁박했다. 이씨는 김씨가 뒷주머니에 칼을 넣은 틈을 타 재빨리 칼을 빼앗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반나절도 안 돼 또 다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6번의 전과 기록이 있는 상습 폭행범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상습범이고 신고자를 다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