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울산청장 ‘접대골프’ 의혹…“수사 정당성 흠집내기”

입력 2018-03-29 14:13
뉴시스

최근 자유한국당과 이른바 ‘미친개’ 설전을 벌였던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접대 골프’ 의혹에 휘말렸다. 경찰청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나섰고, 황 청장은 진행 중인 김기현 울산시장 관련 수사의 본질을 흐리려는 ‘흡집내기’라고 주장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감찰과는 황 청장과 울산 지역 협력단체 간 접대 골프 의혹에 대해 위법성 등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역에서 황 청장의 접대 골프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본청에서도 알고 있다”며 “본청 감찰과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본 뒤 감찰 착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청장은 지난해 11월 19일 울산컨트리클럽(울산CC)에서 경찰 협력단체인 청소년안전위원회(청안위) 회원들과 골프를 쳤다. 울산CC는 전·현직 이사장 간 횡령·배임 고소·고발로 인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주말 1인당 19만원 가량인 그린피와 식음료비, 캐디피 등을 포함한 비용 전액은 청안위에서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시 청안위원장과 여성 회원을 포함해 모두 12명이 참석했고 경찰관은 황 청장이 유일했다.

만약 황 청장이 골프를 친 것이 수사 관련 청탁이나 대가성 명목인 것으로 드러나면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경찰 안팎에서는 대가성 유무를 떠나 황 청장이 골프를 친 장소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 수사와 관련된 민감한 장소에서 골프를 친 행위 자체가 지방청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에 황 청장은 29일 울산경찰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해명했다. 그는 “당시 비용을 지불하려고 계산대를 갔더니 이미 청안위 관계자가 계산한 상태였다”며 “청안위 회원들과 골프를 친 것은 맞지만 청안위원장에게 직접 15만원 가량을 현금으로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원장이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하면 진실게임으로 가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골프 라운딩이 직무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하며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비리 수사를 무력화 시키거나 수사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 수사에 대한 이점을 가져오려는 조직적인 저항으로 해석한다”고 주장했다.

황 청장은 “법과 원칙에 따른 정당한 수사에 대해 흠집내기를 시도해 수사의 본질을 흐리려고 하는 것은 좀 과도한 것”이라며 “저항이든 반발이든 제기된 부적절한 처신, 논란에 대해서는 스스로 해명할 것은 해명할 것이며 경찰청 조사에 성실하게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황 청장은 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관련 수사를 진행해 한국당의 공격을 받았다. 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이를 야당 파괴를 위한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하며 ‘광견병에 걸린 미친개’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등의 표현을 썼다. 이에 황 청장은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며 공개적으로 설전을 주고받았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