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제작진이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 옹호’ 논란에 대해 사과 한 가운데 김어준이 2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다시 한번 입장을 밝혔다.
김어준은 이날 방송에서 “특수관계인이라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바른미래당에서 하차라고 해서 몇 가지 사실을 말하고자 한다”며 “바른미래당은 나에게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입을 뗐다.
김어준은 자신이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사진은 오전 11시 52분부터 오후 5시 7분까지 있었고 한 시간당 평균 100여 장이 있었으니까 빈틈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사진상 동선은 오후 5시까지 홍대 병원 두 곳이 전부고 그 이후에 대해서는 본인은 물론 관계자들의 기억이 모두 부정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정봉주의 변호인단은 5시 이후에 여의도를 방문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자신들의 기억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정봉주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다른 증거를 찾기 시작했다.
김어준은 “정봉주와 변호인단은 당일 오후 6시 시간대 여의도가 아닌 다른 장소에 있었다는 입증 방법을 찾다가 여의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의 결제 내역을 찾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 전까지는 사진이 커버했기 때문에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후 5시경에 병원을 떠나서 (렉싱턴 호텔에) 5시 50분쯤 도착한다고 봤다. (렉싱턴 호텔 ‘뉴욕뉴욕’ 카페) 운영 방침을 확인했는데 업소 측에서는 오후 5시면 원래 있던 손님을 내보낸다”며 “오후 5~6시까지 기다리는 게 가능하냐고 물으니 그게 안 된다고 해서 동선과 시간이 클리어(정리)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후 5시~6시 사이에 ‘뉴욕뉴욕’ 카페에 있었던 게 가능했다.
정 전 의원과 변호인단은 자신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마지막 조각을 찾으려다가 자신의 주장을 반증하는 증거를 자기 손으로 찾아낸 것이다. 이에 대해 김어준은 “아이러니한 결말이다”라고 말을 끝마쳤다.
또한 사진을 일부만 공개하고 다 공개하지 않았냐는 비난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첫 번째 이유는 경찰이 수사 중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다른 시간대까지 다 제시하면 법원이 내는 결론을 대신 내는 것과 마찬가지다”며 “만약 780장의 사진을 다른 매체에 넘겼으면 다 공개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특수관계인으로서 사진 공개를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수사가 진행된다면 카드내역이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경찰이 업소에 협조 요청을 할 때 고객 정보라고 협조를 거부했고 나중에는 어떻게든 나올 수 있었겠지만 본인이 가장 먼저 찾아낸 거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 한 결과 2011년 12월23일 렉싱턴 호텔에서 결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발견 즉시 스스로 경찰에 자료를 제공했고 바로 프레시안 기자에 대한 고소도 취하했다”고 밝혔다. 이후 정계를 은퇴하고 자연인으로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