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만 모기장 밖에서 따돌림 당하는 것 아니냐”

입력 2018-03-29 06:44 수정 2018-03-29 06:47
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만 모기장 밖에서 따돌림 당하는 것 아니냐.”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 국회대책위원장이 28일 당 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깜짝 방중과 관련해 한 말이다. 쓰지모토 위원장은 “아베 총리가 외교에서 점수를 따서 모리토모 의혹(사학 스캔들)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면 큰 착각으로, 양쪽 모두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일본에선 한반도의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일본만 소외되는 ‘재팬 패싱’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결정에 이어 김 위원장의 방중까지 연타를 맞은 아베 정부는 북·일 정상회담을 서둘러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본 정부는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에 정상회담 의사를 전달했지만 아직까지 큰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성사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부의 전직 고위급이 “북한은 생존에 필사적이어서 경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일본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며 북한이 북·일 정상회담도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김 위원장 방중에 관해 “중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 수집과 분석에 힘쓰고 있다”며 “중국 측으로부터 제대로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이런 변화는 국제사회가 대북 압박을 최대한 높이는 것을 방침으로 하도록 일본이 리더십을 잡아온 결과”라며 자신의 대북 정책이 실패하지 않았음을 강변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한·미·일 3국이 계속 긴밀히 협력하고 중국·러시아 등과 연대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일본인 납치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해 무엇이 가장 효과적이냐는 관점에서 향후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납치 문제와 관련해 “아베 총리의 방미 때 다시 한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로비를 벌인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 달 17∼19일 미국을 방문해 18일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