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 안희정 전 지사가 구치소에서 나와 한 말

입력 2018-03-29 06:02 수정 2018-03-29 06:04
사진=YTN 캡처

“다 내 불찰이고 잘못이다. 부끄럽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구치소에서 풀려나 귀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용서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지난 23일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에 대한 피감독자 간음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안 전 지사는 지난 26일 첫 영장실질심사에 서류심사만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불응했다.

그러나 법원은 영장실질심사 기일을 이틀 뒤로 미루며 피의자 참석을 요구했다. 28일 오후 2시에 법원에 출석한 안 전 지사는 “검찰과 법원의 결정에 늘 충실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혐의를 부인하냐는 질문에는 “말씀드린 바와 같다”고 밝혔다.

1시간 35분 만에 피의자 심문이 끝난 뒤 안 전 지사는 서울남부구치소로 향했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 전 지사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후 안 전 지사의 영장은 기각됐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와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춰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거나 도주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곽 판사는 또 “지금 단계에서 구속하는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자 남부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안 전 지사는 곧바로 풀려났다.

취재진 앞에 선 안 전 지사는 “다 내 불찰이고 내 잘못이다. 부끄럽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살펴본 뒤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