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6월 정상회담 가능성이 북한발로 전해졌다고 일본 일간 아사히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의 북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김정은 정권이 최근 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이르면 6월 초 북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설명은 노동당 간부를 위한 정치 교육자료에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이 자료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외교력을 극찬하고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대한 외교방침을 설명하는 내용이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은 일본에 대한 외교방침 항목에 설명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앞서 “주중 일본대사관 등 다양한 경로와 수단으로 북한과 정상회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최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통해 북일 정상회담 의사를 북측에 타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4월 말, 북미 정상회담은 5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여기서 일본이 소외될 가능성, 즉 ‘재팬패싱’ 우려가 불거지면서 일본 정부는 북일 정상회담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사학비리 스캔들’ 난국을 돌파할 목적으로 김 위원장과 만남을 시도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과 일본은 2002년 9월, 2004년 5월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주요 쟁점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였다. 북한과 일본은 2014년 납치 피해자 소식을 재조사하는 ‘스톡홀름 합의’를 체결했지만, 북한은 2016년 “조사를 전면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