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 “연희단 후배 4인 용서한다… 꽃뱀 언급은 오해”

입력 2018-03-28 21:06 수정 2018-03-28 21:11
배우 곽도원. NEW 제공

배우 곽도원(45)이 자신을 둘러싼 ‘미투’ 관련 금품 협박 논란에 대해 “네 명의 실수를 너그러이 용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양측 진실공방이 이어진 지 나흘 만이다.

곽도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간은 실수를 할 수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이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라면 인간으로서 용서할 수 있는 관용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윤택 피해자) 변호인단의 대표를 맡고 계신 이명숙 변호사님이 녹취록에 관련해 입장 발표하지 않겠다고 인터뷰하신 기사를 잘 봤다. 고민이 깊으시리라 생각된다”고 에둘러 말했다. 녹취록에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담겨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곽도원은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수많은 기사들로 인해 진심을 가지고 미투 운동에 참가한 연희단 후배들의 용기와 눈물이 퇴색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며 “후배들의 용기에 힘을 실어주시고 바른 세상 만들기 위해 노력해주신 101분의 변호인단의 숭고한 정신에 머리 숙여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용기를 내 목소리를 낸 연희단 후배들을 통해 드러난 이윤택 씨의 행동들을 알고서는, 그것을 참아낸 동료 후배들 생각에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느꼈다”며 “부디 제 마음을 헤아려주시고 저희 연희단 배우(이제는 없어진)들의 아픔을 위해 힘 잃지 마시고 계속 노력해주시라”고 덧붙였다.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을 최초 폭로한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를 향해서는 “수희야 용기 내줘서 고맙고 너의 용기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릴 것 같다. 글로나마 오빠가 고마움을 전한다”고 얘기했다.

논란을 촉발한 임 대표의 글에 대해선 두둔했다. 곽도원은 “임사라 대표가 한 꽃뱀 발언은 미투 피해자들을 지칭한 것이 절대 아니다. 글 전체를 잘 읽어보시면 아실 것”이라며 “임 대표는 혹시나 제게 또 다른 허위 미투가 생길까 염려해 먼저 글을 올린 것이다. 소속사 대표로서 마땅히 했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앞서 곽도원의 소속사 오름엔터테인먼트 임사라 대표는 “이윤택 고소인 4명이 곽도원을 만난 자리에서 금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출신은 그는 과거 경험을 들며 고소인들을 ‘꽃뱀’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에 고소인 측은 “극단 후배로서 선배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귀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금품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반발했다. 특히 ‘꽃뱀’ 발언에 대해 “모욕적”이고 “충격적”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논란은 진실공방으로 치달았다. 이후 곽도원 측은 변호인단에 곽도원을 만났다는 4명의 명단과 녹취파일, 문자내역을 전달했다. 하지만 변호인단 측은 녹취록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곽도원 공식입장 전문.


곽도원입니다.

저로 인한 소식 때문에 많이 피로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요즘 미투 관련 사건으로 대한민국이 시끌시끌하네요. 저 또한 악의적인 미투로 고생 좀 했습니다 ㅠㅠ 지금 이 순간도 권력을 이용해 인격을 무시당한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시간을 참고 버티며 힘든 시기를 보내신 많은 남녀 피해자분들, 그리고 미투에 용기를 내서 참여하신 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수많은 기사들로 인해 진심을 가지고 미투 운동에 참가한 연희단 후배들의 용기와 눈물이 퇴색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희 후배들의 용기에 힘을 실어주시고 바른 세상 만들기 위해 노력해주신 101분의 변호인단의 숭고한 정신에 머리 숙여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입니다.

용기를 내 목소리를 낸 연희단 후배들을 통해 드러난 이윤택 씨의 행동들을 알고서는, 그것을 참아낸 동료 후배들 생각에 창자가 끊어지는 고통을 느꼈습니다.

변호인단의 대표를 맡고 계신 이명숙변호사님, 녹취록에 관련해서 입장 발표하지 않겠다고 인터뷰하신 기사는 잘 봤습니다. 고민이 깊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인간은 실수를 할수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라면 인간으로서 용서할 수 있는 관용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네 명의 실수는 너그러히 용서할 수 있습니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었음이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그들이 이윤택씨에게 당한 일까지 거짓은 아닐겁니다.

부디 제 마음을 헤아려주시고 저희 연희단 배우(이제는 없어진)들의 아픔을 위해 힘 잃지 마시고 계속 노력해주세요. 그리고 수희야 용기내줘서 고맙고 너의 용기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릴것같다. 글로나마 오빠가 고마움을 전한다.

임사라 대표가 한 꽃뱀 발언은 미투 피해자들을 지칭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글 전체를 잘 읽어보시면 아실겁니다. 혹시나 저에게 또다른 허위 미투가 생길까 염려해 먼저 글을 올린 것이고, 저는 임 대표의 행동이 소속사 대표로서 마땅히 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PS. 박훈 변호사님 인터넷으로 변호사님 의견 잘봤습니다. 만약 임사라변호사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저랑 1억빵 내기하실래요? 제가 이기면 변호사님께 받은 돈으로 이윤택 피해자들과 101명 변호인단 모시고 소고기로 회식하겠습니다~~ 어떠세요? 콜? 만약 제가 이기면 끝까지 받아낼겁니다. 마른 오징어에서 액끼스나오는거 아시죠?ㅡ답십리 똥식이가 ㅎㅎㅎㅎㅎ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