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미친 개’ 사과에도…관련 단체 “대변인직 사퇴하라” 여진 계속

입력 2018-03-28 16:29

자유한국당의 ‘미친개 발언’ 파문이 이어지자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이 사과했지만 경찰관들의 분노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장 수석대변인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은 정권과 울산경찰 정치공작 게이트에 대해 즉각 수사하라’는 제하의 논평이 많이 거칠었다”며 “거친 논평으로 마음을 다치신 일선 경찰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경찰을 사랑한다. 의정 생활 중 4년을 국회 행정안전위원으로서 경찰과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장 수석대변인의 사과 글 게재에도 논란은 쉽게 꺼지지 않는 모양새다. 무궁화클럽·경찰개혁민주시민연대·민주경우회 등 9개 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을 미친개로 만든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후예인 자유한국당이 적법한 절차를 거친 수사를 비하하고 있다”며 “장제원 의원은 즉각 대변인직에서 물러나고 홍준표 대표가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조만간 경찰청에 장 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퇴직 경찰관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도 이날 한 언론사에 낸 성명에서 “우리나라가 치안에 관해서는 세계 최고인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불철주야 활동하고 있는 15만명의 경찰과 135만명의 경우들의 헌신, 그리고 국민들의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울산경찰청의 정당한 수사에 대한 장 의원의 비난과 모욕적인 언사와 관련해 끓어오르는 모욕감을 억누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도 ‘돼지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는 경구인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과 함께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27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형사·수사과 직원들이 전날 오후 본관동 1층 형사·수사과 출입문 쪽에 자유한국당 발언(미친개 등)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은 이날 오전 광산경찰서 경찰관들이 강력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온라인 경찰 커뮤니티인 ‘폴네티앙’ 유근창 회장은 “우리가 요구한 것은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사과였으나 장 수석대변인은 SNS를 통해 사과 글을 올렸다”며 “이 사과를 어떻게 봐야할 지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사과 해석에 따라 예고했던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논란과 관련 시민 신모씨는 서울중앙지검에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법 위반 혐의로 장 수석대변인을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장 수석대변인의 행위는 단순한 모욕과 명예훼손이 아닌 허위사실 유포를 통해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