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유니콘)의 80.5%는 미국, 중국, 인도 3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유니콘은 3개에 불과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트의 유니콘 리스트(236개사)를 토대로 국가별 매출 현황, 업종 분포, 투자 상황을 분석한 자료를 28일 발표했다.
리스트에 오른 236개사를 국적별로 보면 미국이 116개사(49.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64개사(27.1%), 인도 10개사(4.2%) 순이었다.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넘긴 데카콘(16개사)도 이들 3개국에만 있었다. 16개사 중 미국이 9개사로 최다였고, 이어 중국(6개사) 인도(1개사) 순으로 나타났다. 3국에 있는 유니콘 190개사의 기업가치 평균은 38억 달러에 달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유니콘은 쿠팡, 옐로모바일, L&P코스메틱 3개사였고, 기업가치 평균은 36억 달러였다.
236개사를 업종별로 분류했을 때 ‘공유경제’ 업종의 기업가치가 가장 높았다. 공유경제 16개 기업의 기업가치 합계는 1716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우버가 차량공유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이후 중국의 디디추싱, 싱가포르의 그랩택시 등의 차량공유 유니콘들이 탄생했다. 공유 대상 역시 자전거, 오토바이, 항공기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었다.
전자상거래 업종 기업 38개사의 기업가치는 1418억 달러로 두 번째였다. 핀테크(27개사·816억 달러), 인터넷소프트웨어(31개사·706억 달러), 하드웨어(6개사·669억 달러), 의료·건강(17개사·392억 달러), 빅데이터(9개사·330억 달러), SNS(10개사·251억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연구원에 따르면 GGV 캐피털, 세콰이어 캐피털,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전문회사와 IT기업들이 유니콘 투자의 주요 주체였다. 금융투자사들은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주력하는 반면 IT기업들은 자국 내 유망 유니콘을 지원하거나 같은 업종의 다른 국가 유니콘에 투자하는 특징을 보였다.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공유경제 사업 규제 등 사업 아이디어 실현을 막는 법·제도 환경,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장해주기 어려운 환경, 벤처 투자를 막는 대기업정책 등이 유니콘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혁신경제를 선도할 벤처기업들을 키우기 위해선 과거 규제 중심의 기업정책들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유니콘 기업 80%는 미국 중국 인도에 집중, 한국은 3곳에 불과
입력 2018-03-28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