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 부림면 지역에서 조선시대에 시행된 자치조직인 동약(洞約)의 조직체계와 운영형태 등을 기록한 ‘의령 금란계안(宜寧 金蘭稧案)’이 그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동약은 조선 중기 이후 마을 유지들이 자신들 중심의 신분질서와 부세제(賦稅制)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동 단위의 자치조직이다.
부산대(총장 전호환)는 부산대 도서관(관장 이수상·문헌정보학과 교수)이 소장한 ‘의령 금란계안’ 12책이 서지학적(書誌學的) 가치와 역사적 사실을 담은 원본으로서 희소성을 인정받아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191호’로 지정됐다고 28일 밝혔다.
‘의령 금란계안’은 지난해 12월 경남 의령군 부림면 입산리 순흥안씨 탐진군파 헌납공 문중 대표가 부산대 도서관에 기증한 것으로, 1629년 의령군 부림면 입산(立山)리 인근마을 유지 22명이 모여 만든 마을 자치규정이다.
서로 도우며 살자는 의미를 담아 ‘구휼’(救恤, 재난을 당한 사람이나 빈민을 구제함)과 함께 상부상조하는 ‘향약’(鄕約, 향촌규약)과 같은 동안(洞案)을 만든 것으로 총 12책의 문서로 이뤄져 있다.
‘의령 금란계안’은 17세기 초기부터 20세기까지 지금의 의령군 부림면 지역에서 시행된 동약을 기록한 동안의 필사 원본을 모아 엮은 선장본(線裝本)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해 다양한 종이 종류의 제작 기술과 공급형태·서체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원천자료로 서지학적 가치를 가진다.
또한 300여 년 동안 해당 지역사회에 생활하면서 향촌사회의 운영을 주도한 조직체계 및 운영형태와 함께 관련 인물들의 실체, 인적 연계망, 거주공간, 출신성분, 개명(改名)실태, 당대 역사인식, 주도층의 성씨집단 등 다양한 역사적인 사실을 밝힐 수 있는 핵심적인 원천자료로서 현존하는 유일본이라는 희소성 면에서도 상징적인 가치를 확보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