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와 中 방문한 김정은…‘정상국가’ 면모 과시

입력 2018-03-28 11:41 수정 2018-03-28 13:0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5~28일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김 위원장 집권 후 첫 중국 방문에는 부인 리설주가 동행해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로서 외교무대에 데뷔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 동지께서 습근평(習近平·시진핑) 동지 초청으로 25일부터 28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을 비공식 방문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방중단에는 리설주를 비롯해 최룡해 박광호 리수용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도 포함됐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 부부에게 파격적인 의전을 선보였다. 27일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 김 위원장과 리설주가 함께 오찬을 했고, 예술공연을 관람했다. 정상회담이 열린 인민대회당에서는 실내 열병식을 진행하며 북·중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회담에는 리커창 중국 총리와 왕치산 국가부주석, 왕후닝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상무위원) 등 중국 지도부가 대거 등장했다.

사진: 신화통신, 뉴시스

CCTV 캡처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댜오위타이 국빈관은 북·중 전통 우의 발전을 증명하는 곳”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도 “북·중 친선을 귀중히 여길 것”이라며 “원로 지도자들의 숭고한 의지를 이어받아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는 조·중 친선관계를 계승 발전시켜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 김 위원장과 리설주가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북·중 정상 부부가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은 것은 북한 최고지도자 부부동반 외교를 펼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정상국가’ 면모를 과시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최근 리설주의 역할을 부각시키며 ‘정상국가’로서 대우받길 원한다는 뜻을 자주 밝혀왔다. 김 위원장은 이달초 우리측 대북사절단과의 만남에서 미국이 북한을 정상국가로 대우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테러지원국이 아니라 국제규범을 따르는 국가임을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첫 중국 방문에 리설주를 동행시켜 시 주석을 향해서도 정상국가로 국제사회에 인정받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중국의 도움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대북제재 대상에서 벗어나 북·미 관계 정상화 로드맵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전통적 우의를 돈독히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조 우호협력 관계를 중시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북한 동지들과 함께 초심을 잊지 않고, 손을 잡고 북·중 관계의 장기적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