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종종 손으로 턱을 괴고 자세를 바꿔가면서 경기를 관전했지만 답답한 마음이 풀어질 리는 없었다. 메시는 관중석에서 ‘마드리드 악몽’을 목격했다.
아르헨티나는 28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원정경기에서 1대 6으로 대패했다. 2014년 월드컵 4강에서 브라질이 독일에 1대 7로 참패한 뒤 남미 축구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만한 스코어였다.
정규시간 90분 동안 평균 13분 안으로 1골씩 터진 그야말로 ‘화력전’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스페인을 위한 수사였다. 득점의 85%는 스페인의 몫이었다. 이스코는 해트트릭까지 달성했다. 아르헨티나는 그동안 전반 39분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헤딩 만회골로 겨우 영패를 면했다.
메시는 그라운드에 없었다. FIFA A매치 주간 첫 경기로 열렸던 지난 24일 이탈리아와의 친선경기(2대 0 승)에서 이미 결장했고, 스페인과의 두 번째 경기 역시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관중석 귀빈석에서 대표팀 동료 미드필더 마누엘 란지니(웨스트햄)와 함께 좌절한 표정으로 경기를 관전했다. 치욕적인 기분을 억누르지 못한 듯 경기 종료를 15분가량 남기고 란치니에게 인사한 뒤 자리를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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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