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뿌연 하늘의 미세먼지를 바라보며

입력 2018-03-27 22:45 수정 2018-03-27 22:46

이환용 원장(평강한의원)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셨다. 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이 문명의 이기와 인간의 탐욕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

주일은 내가 일주일 중 유일하게 쉼을 허락받는 날이다. 늘 바쁜 진료 때문에 주일예배를 드리고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주는 산책을 아예 망치고 말았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뿌연 날씨에 눈과 코에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날씨를 검색하니 미세먼지가 아주 나쁨이고 곁들여 광화문에서 찍은 현장사진이 나왔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뿌연 흙먼지 속에서 괴로워 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렇게 환경을 만든 우리를 야단치시는 것 같았다.

모두들 황사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건너왔다며 남의 탓을 한다. 그러나 가만히 우리나라를 살펴보자.

아니 바로 우리 옆을 보자. 한의원이 강남역 근처에 있는데 온갖 공사가 가림막 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큰 건물 두 동을 완전 부셔서 합쳐 더 큰 건물 한 동을 만드는데 옥상에서 바라보니 큰 포크레인 두 대를 갖다 놓고 부수는 기간도 꽤 오래 걸리는 것 같았다.

점심식사를 위해 건물을 나서면 먼지가 심해 아예 그 쪽 골목으로 걷는 것을 포기하곤 한다. 점심 때도 공사를 하니 좀 돌아가더라도 공사 없는 쪽을 택해 가곤 한다.

이번 미세먼지는 중국 미세먼지에 우리나라 미세먼지가 합해 일어난 것이라니 발 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라 여겨진다.

중국 베이징은 수년 전부터 대비해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공장과 차량을 단속해 왔다고 한다. 그리고 큰 성과를 거두었다. 엄청난 크기의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인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미세먼지 때문에 차량 2부제도 시행하고 보완책을 간구한다니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 좀 더 전 국민이 힘을 합해 당장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는 국민의 건강, 더 나아가 생명과도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 보면 미세먼지는 호흡기뿐만 아니라 순환계 악성질환을 유발해서 생명에 큰 해를 끼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가 한의사니 주변에서 이 미세먼지를 예방하고 몸 안에서 해독시키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문의를 해오곤 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에 몇 가지 팁을 드리면 이렇다. 원론이지만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릴 때에는 무조건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부득이 외출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 손과 얼굴을 꼭 씻어 몸에 붙은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옷을 잘 털어 내는 것도 필요하다.

몸 안에 있는 미세먼지는 물을 수시로 마셔야 그나마 희석된다. 몸에 좋은 음식으로는 현미밥이 좋다. 해독 작용이 있는 미나리도 좋고 특히 미세먼지로 목이 아프다든가 가래가 있을 때에는 거담작용이 있는 도라지나 과일인 배가 좋다.

미세먼지로 코막힘이 심하며 비염으로 갈 때는 코나무껍질인 유근피를 차처럼 다려먹는것도 아주 좋다. 유근피는 비염과 축농증에 특히 좋으며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등에서 호흡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주일 오후 내내 산책을 못하고 집에 갇혀 있으려니 참으로 답답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자연을 인간에게 선물로 주시고 깨끗한 환경도 주셨는데 인간의 욕심으로 스스로 만든 바벨탑에 발목 잡혀간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더 큰 것을 잃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환경보존과 미세먼지 예방에 앞장서야 할 때다. 그 때가 바로 지금이다. 늦었다고 여길 때가 가장 빠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