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계열사에서 벌어진 ‘페미니스트’ 사상 검증 논란

입력 2018-03-27 17:55
트리오브세이비어 인벤 소식 게시판 캡쳐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콘셉트 원화가가 급진 페미니스트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의 회원이라는 논란에 시달리며 네티즌들에게 공격받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게임제작사 대표가 사실관계를 조사해 ‘사상 검증’을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으로 번졌다.

논란은 게임 원화가 성모씨가 SNS로 여성단체 계정을 구독하고 페미니즘 이슈에 대한 글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네티즌들에게 공격받으며 시작됐다. 이에 성씨는 자신의 SNS에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을 해 죄송하다. 잘 모르고 팔로우했던 계정들이며 관련 계정들은 모두 팔로우를 취소하고 차단하겠다”라고 해명해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싶었다.

그러나 성씨의 소속 회사이자 트리 오브 세이비어를 개발한 넥슨코리아의 계열사 IMC게임즈 대표가 진상 파악에 나서며 2차 논란으로 이어졌다.

김학규 IMC게임즈 대표는 자사 소속 원화가 성씨가 자신의 SNS 계정으로 여성 인권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 계정 등을 팔로우한 사실 등을 문제 삼으며 “사회적 분열과 증오를 야기하는 반사회적인 혐오 논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방지와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원화가와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정말로 성씨가 그런 생각을 바닥에 깔고 작업하는 사람이라면 동료로서 같이 일하는 것이 곤란할 수 있겠다고도 생각했기에 어떤 입장인지 정확히 알고 싶었다”며 면담 이유를 밝혔다.

트리오브세이비어 인벤 소식 게시판 캡쳐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27일 성명을 통해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여성을 고용시장에서 쫓아내거나 쫓아내려는 시도는 처음도 아니고 이젠 익숙하기까지 하다”며 “여성들의 신념과 사상을 고용을 빌미로 검증하고 페미니스트가 아님을 밝히라는 폭력적 사상 검증으로 여성들을 옥죄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IMC 게임즈는 지금 당장 여성 노동자에 대한 사상검증과 전향 강요를 중단하고 성평등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