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연을 앞둔 우리 예술단에 가수 강산에와 피아니스트 김광민이 합류했다. 정부가 추진 중이던 가수 싸이의 출연은 불발됐다. 이로써 최종 윤곽이 드러난 방북단은 190여명 규모로 꾸려진다.
문화체육관광부 황성운 대변인은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을 통해 “기존에 발표된 출연진 외에 강산에와 김광민씨가 예술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곡목 등 세부사항은 여전히 북측과 협의하고 있다”며 “방북 후에도 현지에서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강산에는 1992년 1집 앨범 ‘라구요’로 데뷔했다.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너라면 할 수 있어’ 등의 히트곡으로 유명하다. 김광민은 1991년 ‘지구에서 온 편지’를 시작으로 5장의 앨범을 발표했으며, MBC ‘수요예술무대’ 진행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양희은, 들국화, 이문세, 신승훈 등 국내 최정상 가수들의 앨범에 피아노 연주자로 참여했다. 대표곡으로는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등이 있다.
이로써 조용필, 최진희, 이선희, YB(윤도현밴드),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레드벨벳 등 기존 9팀을 포함, 총 11팀이 예술단에 참여하게 됐다. 공연 직전 가수가 추가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일부 예측에 대해 황 대변인은 “크게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막판까지 출연 여부를 논의하던 싸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애초에 함께하는 방안을 고민했으나 나중에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싸이는 K팝을 대표하는 스타로 2014년 북한에서는 싸이의 ‘말춤’을 가르치는 댄스 과외가 등장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측이 싸이의 자유분방한 이미지에 대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꾸려진 예술단은 31일부터 4월 3일까지 북한 평양에 있는 1500석 규모의 동평양대극장과 1만여석 규모의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각 2시간씩 총 2회 공연한다. 공연의 공식 명칭은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이고 소제목은 ‘봄이 온다’다. 남북합동 공연을 위한 합동 리허설은 4월 2일 진행된다.
이와 함께 태권도 시범단 공연도 펼쳐진다. 4월 1일 평양 태권도 전당에서 우리측 태권도 시범단 단독 공연이 진행되며, 다음날 평양 대극장에서 남북 합동 공연이 열린다. 태권도 시범단 합동 공연에서는 남과 북의 단독 공연이 각 25분씩, 합동 시범이 5분간 진행된다.
공연실황은 남북이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녹화 방송한다. 따라서 공연 당일 방송될 확률도 높다. 장비는 조선중앙TV가 제공하고 기술과 촬영·편집은 MBC가 맡는다.
우리 방북단은 190여명 규모로 꾸려진다. 단장은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다. 단장을 비롯한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 공연 스태프, 기자단, 정부 지원 인력 등이 포함됐다.
방북단은 선발대와 본진으로 나눠 방북한다. 선발대는 29일 오전 10시30분 김포공항 서해직항로를 통해 여객기 1대와 화물기 1대를 이용할 계획이다. 선발대는 공연장 설치를 위한 기술진으로 구성된 70여명 규모다. 이후 31일 오전 10시30분에 김포공항을 출발할 본진에는 단장을 포함한 예술단, 태권도 시범단 등으로 구성됐다.
여객기는 이스타항공, 화물기는 에어인천의 민간 전세기를 이용한다. 방북할 때와 돌아올 때의 이용사는 동일하다. 공연단은 평양 공연 일정이 마무리되는 4월 3일 밤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한편 무대 설치, 인건비, 항공료 등 평양 공연 비용은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식 등 현지에서의 편의는 북한 측에서 제공한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