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생활 5일째를 맞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적응을 힘겨워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식사를 거르고 있으며 잠을 제대로 못 잔다고 한다.
파이낸셜뉴스는 법조계 관계자를 인용해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하루 식사 대부분을 거르고 있다. 먹더라도 많이 남기고 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 영양사가 짠 식단에 따라 3~4가지의 반찬과 국을 배급받는다. 한 끼 식사에 배정된 예산은 1471원이다. 법무부에서 공개한 동부구치소 수용자용 3월 식단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수감 첫날인 23일 아침으로 모닝빵, 잼, 두유, 양배추 샐러드가 제공됐다. 나흘째였던 26일은 아침에 떡만둣국, 점심에 짬뽕국, 저녁에 어묵국 등이 나왔다.
부인 김윤옥 여사는 과거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편이 여태까지 반찬 투정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 후보이던 시절 방송된 인터뷰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돌솥밥에 날달걀을 넣은 간장 비빔밥을 먹었다. 그러면서 “아내가 해준 음식은 다 맛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5시에 저녁을 먹고 4시간 뒤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거의 숙면을 취하지 못한 채 오전 6시30분쯤 일어난다고 한다. 구치소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진을 대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주로 책을 보거나 변호사·가족 등을 접견하며 일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루 1시간 제공되는 체력 단련 시간에 따로 운동은 하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여서 노역을 하지 않는다. 구치소에서 맞은 첫 주일에는 자택에서 가져간 성경을 읽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첫날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30분간 변호인단을 만나 검찰이 같은 것을 물으려 한다면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검찰은 28일 오전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을 구치소로 보내 이 전 대통령 설득에 주력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승낙할 경우 곧바로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 상태에서도 모든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며 “억지로 진술하게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