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 “정봉주, 그날 렉싱턴 호텔 두 번 갔다… 사진 시간대 까라”

입력 2018-03-27 15:13
정봉주 전 의원. 사진=뉴시스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안젤라(가명)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증거 사진을 공개하자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안젤라씨가 최초 폭로 당시 특정한 시간과 다른데다 증거로 내놓은 사진이 셀카이기 때문이다. 안젤라씨는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을 통해 2011년 12월 23일 3시경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해 ‘미투’ 폭로를 한 안젤라씨는 프레시안 첫 보도 이후 20일 만인 2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 1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당한 시간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안젤라씨는 회견에서 “2011년 12월23일의 기록을 찾던 중 위치 기반 사회 관계망 서비스 ‘포스퀘어’를 통해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면서 “렉싱턴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에서 오후 5시5분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와 함께 최초 체크인을 했고, 30여분이 지난 5시37분에도 여전히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문구와 함께 룸 안에서 찍은 셀카 사진과 함께 추가 체크인을 한 기록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렉싱턴 호텔에서 정 전 의원을 1시간 기다렸다. 정 전 의원이 ‘바쁘니까 기다려라'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 20분도 안 되게 짧은 시간동안 만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전히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내 말이 거짓이라고 주장하시려거든 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반드시 고소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현직 언론사 기자 안젤라(가명) 씨의 변호인 하희봉 변호사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젤라씨 주장을 정리하면 성추행은 당초 증언과 달리 2~3시경이 아닌 5시 이후 발생했다. 정 전 의원 측은 23일 찍힌 사진 781장을 공개하면서 5시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안젤라씨의 회견 직후 온라인은 들끓었다. 20일 만에 내놓은 증거를 두고 신빙성을 의심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계속해서 말이 바뀌고 있는 것과 셀카가 증거가 될 수 있냐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반면 안젤라씨의 증언의 신빙성이 매우 높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훈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정 전 의원 행적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해온 박훈 변호사는 안젤라씨의 회견 내용이 전해진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정봉주가 렉싱턴 호텔에 두 번 간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가 그 동안 확정하지 못했던 시간대를 이제 그 당시 사진을 제시하며 위치기반 서비스 "포스퀘어"를 근거로 당일 17시30분 전후로 제시하고 있다”며 “민국파의 을지병원 방문 이후 14시 전후 렉싱턴 방문 증언은 당시 정황을 상세하게 진술함으로써 신빙성이 매우 높을뿐 만 아니라, 을지병원 방문조차 숨기려했던 저들의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의 사진 공개로 인해 그것은 더욱 확증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변호사는 “피해자의 포스퀘어의 사진은 시간대와 설명 멘트가 일치하고 있는 바, 피해자 주장 시간대에 렉싱턴에서 정봉주를 만났다는 피해자의 주장은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날 정봉주는 렉싱턴 호텔에 잠깐씩 두 번 방문했다. 한 번은 14시 전후 한 번은 17시37분 이후다. (근데 왜 두 번 갔을까? 짚이는 것이 있다만은!)”이라고 주장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