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를 위해 의사를 찾았다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나왔다. 가해자로 지목된 의사는 얼마 전 유명 배우의 정신적 문제를 SNS에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었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6~8월 갑상선 기능 저하증과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 때문에 대구의 한 병원을 찾았다가 원장 B씨로부터 네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A씨의 폭로를 27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A씨는 B원장이 치료를 빌미로 성관계를 제안했고, 의사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 속에서 요구를 거부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또 B원장이 자신이 직장암 환자라며 도리어 도움을 청하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기억했다.
A씨는 자신이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엄청난 심적 충격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 자살시도를 했었고, B원장에게 추가 피해를 입는 환자가 나오지 않도록 미투에 동참한다”고 동아일보에 밝혔다.
이같은 사실에 대한신경전신의학회는 24일 B원장의 학회 제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징계 사유에 포함됐고, 진료 과정에서 알게 된 환자의 개인 정보를 다중에게 공개한 행위도 담겼다. 이 사유는 A씨의 문제제기 이후 B원장이 170여 명이 가입한 한 온라인 카페에 A씨의 신상 정보를 올려 추가된 사항이다.
B원장의 징계사유에는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학회는 B원장이 지난해 직접 진료하지 않은 한 유명 배우의 정신적 문제를 SNS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을 지적했다. 당시 B원장은 해당 배우를 저격하며 “경조증이 의심된다”는 발언을 했고, SNS상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학회는 B원장을 둘러싼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보건복지부에 의사면허 취소를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B원장은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며, 월급에 불만을 품고 병원을 그만둔 전 직원들이 환자와 짜고 한 모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