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 개교를 앞두고 서울시교육청이 개최한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명회가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또다시 난항을 겪었다.
시교육청은 26일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건물에서 ‘주민과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서울 특수학교 설립추진 설명회’를 개최했다. 공진초 부지는 특수학교인 서진학교가 들어설 장소다.
설명회는 시작부터 주민 반대에 부딪쳤다.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반대 추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회원과 주민들은 설명회장 안에서 기습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특수학교가 없는 서울의 다른 자치구에 짓는 게 우선이다” “강서구 주민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비대위는 시교육청의 설명회 참석 여부를 묻는 공문에 불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소속 회원은 “이미 강서구에 특수학교가 있는데 왜 또 짓는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주민들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설명회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그만하라’고 맞받아치면서 고성이 오갔다.
설명회는 이곳에 세워질 서진학교와 서초구 옛 언남초 터에 들어설 나래학교의 추진 상황과 내년 9월 개교 준비 상황 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시교육청은 최근 두 학교의 설계를 확정했다. 서진학교 설계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도 포함돼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조희연 교육감은 강남 코엑스 별마당도서관과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 ‘지혜의 숲’을 예로 들면서 이런 편의시설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반대 주민들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파행 위기에서도 시교육청 측은 두 학교의 조감도와 공사일정, 지역 협력방안 등을 소개하는 등 설명회를 강행했다.
시교육청은 서울에 17년 만에 세워지는 특수학교인 만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 교육감은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이런 진통을 겪어야 하는 것이 적나라한 우리의 현실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서진학교는 이미 설계 절차에서 시간이 지연돼 개교가 6개월 늦어졌다”며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