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경찰을 ‘미친개’에 빗대어 비판해 일선 경찰의 반발이 거세지자 김성태 원내대표가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에 대한 비판의 수위는 더욱 높였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은 “선거를 앞두고 일희일비한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김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의 본질은 황운하 울산경찰청장과 민주당 유력 울산시장 후보인 송철호 변호사,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의 삼각 커넥션에 의해 발생한 문제”라며 “황 청장이 자신을 겨냥한 장제원 수석대변인의 논평에 대해 ‘조직 전체’가 모욕을 당했다고 ‘침소봉대’하며 일선 경찰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황 청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특정 후보와 수차례 회동하고, 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의 지방선거 공천이 확정되는 날 울산시청 압수수색을 강행해 공작·기획·편파수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았다.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며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비난했다.
홍준표 대표도 장 대변인의 말을 거들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경을 대등한 수사기관으로 보는 당론을 재검토하겠다”며 “소수 검찰의 사냥개 노릇도 참고 견디기 힘든데 수 많은 경찰이 떼거지로 달려든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끔찍하다. 다시 당론을 재검토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경찰의 숙원인 검‧경 수사권 독립 추진 약속을 번복한다는 의미다.
황 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통해 요목조목 반박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표현방식이 지나치게 거칠어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감을 억제하기 힘들다”고도 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셌다. 일선경찰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경찰관을 ‘몽둥이가 필요한 미친개’ ‘정권의 사냥개’로 만든 데 대해 14만 경찰관과 전직 경찰, 그리고 그 가족은 모욕감을 넘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원내대표가 사태 수습에 나서며 황 청장을 보다 강도 높게 비판한 셈이다. 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14만 경찰 표심이 통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곳곳에서는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대부분 “정치인으로서 신념도 없이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보기 불편하다”는 의견이다. “패기도 없고, 소신도 없고, 개념도 없다” “정치인의 말장난이 지겹다” “표심을 위해 순식간에 말을 바꾸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