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미국 뉴스채널 CNN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에 사용했던 녹색의 특별열차가 베이징역에 있다. 이 사진과 영상은 인터넷상에 퍼지고 있다”며 “북한 지도자들이 과거 베이징 방문 때 머물렀던 숙소에 대규모 보안요원이 배치된 사실도 파악됐다”고 전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집권하고 처음으로 중국을 깜짝 방문했다”고 확정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다만 “체류 일정, 접촉 인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본 방송 NNN은 “특별열차가 지난 26일 오후 북경에 도착했다”며 베이징역에 도착한 기차, 누군가를 태우기 위해 대기하는 검은 색 리무진 행렬, 중국 군인들이 도열한 현장 영상을 보도했다. 다만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부친이 사망했던 2011년 12월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돼 북한 최고 권력자가 됐다. 그 이후 공식적으로는 북한 영내를 벗어나지 않았다. 방중설이 사실로 확인되면 최고 권력자 신분으로 첫 해외 순방이다.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먼저 만나겠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베이징역에 도착한 기차에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탑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부부장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방남했다. 김 위원장의 최근 외교 행보에서 가장 앞에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설을 조사 중이다.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해당 국가와 긴밀히 연락해 진행 상황과 움직임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역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고 있다. 줄리아 메이슨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들로부터 김 위원장의 방중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가 여러분에게 문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