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에 ‘황색 눈’이 내렸다. 영국 BBC, 가디언 등은 이 눈으로 뒤덮여 마치 화성과 같은 풍경이 연출된 사진과 영상을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황색 눈이 내린 지역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루마니아의 일부 산악지대다. 기상학자들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생성된 모래 폭풍이 유럽으로 넘어오면서 이런 색의 눈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현상은 5년에 한 번씩 평소보다 모래 밀도가 높아지는 때에 주로 발생한다. 모래에 먼지와 꽃가루가 뒤섞이면서 오렌지빛에 가까운 색이 나온다. 2007년에도 시베리아 남부 3개 지역에 황색 눈이 내렸다. 이번에는 다른 때보다 모래의 밀도가 높아 아주 선명한 오렌지 색이 됐다.
Remarkable orange-tinted snow covers the ground of a ski resort in Sochi, Russia, looking more like a Martian landscape than the home of the 2014 Winter Olympics.
— ABC News (@ABC)
이번 모래폭풍은 유럽 동남부에 위치한 그리스를 거쳐 러시아까지 닥쳤다. 그 면적이 너무 넓어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사진으로도 관측됐다. 영국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에 섞인 많은 모래와 먼지가 지중해를 가로지르는 것을 위성 사진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아테네 기상청은 “북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모래가 전국을 덮었다”며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의 밀도”라고 CNN에 밝혔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황색 눈으로 뒤덮인 러시아 소치 인근 리조트에서 스키 또는 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게시됐다. 네티즌은 “화성 같다”며 환호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입속에서 모래가 느껴질 정도”라고 표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