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구치소에서도 페북 업데이트… “천암함 용사들에게”

입력 2018-03-26 15:28 수정 2018-03-26 15:29

구속 수감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새 글이 게시됐다. 천안함 폭침 8주기를 맞아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메시지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이 대신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26일 낮 12시46분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되는 그날까지 매년 여러분을 찾겠다는 약속을 지킬수 없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비록 직접 찾아가 만나지는 못하지만 여러분의 조국에 대한 헌신은 결코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 대신 저와 함께 일한 참모들이 참배하는 것으로 저의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된 후 처음 나온 것이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참모들은 대전 국립현충원에 모여 전사자들에게 참배하고 이 전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헌화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직전 측근들에게 “내가 없더라도 꼭 전사자 묘역을 참배하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또 구속 이후 구치소에서 변호인단 접견을 할 때도 같은 당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에는 참모들의 참배 모습과 방명록 사진도 게시됐다. 측근인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방명록에 “이 전 대통령을 대신해 적는다”며 “몸은 같이 하지 못해도 여러분의 나라를 위한 희생을 기리는 마음은 언제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썼다.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2시 이 전 대통령의 ‘옥중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검찰 조사를 일체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측 강훈 변호사는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오전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구속 후에도 검찰은 함께 일했던 비서진 비롯한 주변사람들을 끊임없이 불러 조사하고 있고, 일방적으로 피의 사실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신봉수(48·사법연수원 29기)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를 투입해 다스 관련 의혹을 먼저 조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 중 다스 관련 의혹이 가장 먼저 규명돼야 한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 측이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실상 구치소 조사가 어렵게 됐다.

지난 22일 구속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은 24일 둘째 딸 승연씨 등 가족을 면회했다. 25일에는 별다른 외부 접촉 없이 10.13㎡(3.06평) 독방에서 TV와 신문을 보며 홀로 시간을 보냈다. 집에서 챙겨온 성경도 읽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