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개·권력의 개·독재대통령…한국당, 거칠어진 ‘입’

입력 2018-03-26 15:13


자유한국당의 입이 부쩍 거칠어졌다. 당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독재자’라고 비난했고, 대변인 논평에서는 ‘미친 개’ ‘권력의 개’와 같은 원색적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26일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와 관련해 “국회와 상의하지 않는 대통령의 일방적 개헌 발의”라며 “해방 이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4번째 독재 대통령이 되는 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날 확대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고치자는 국민적 여망은 깡그리 뭉개고, 사회주의로 체제 변경을 시도하는 헌법개정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대표에 보조를 맞춘 듯 대변인 논평에서도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쏟아졌다. 홍지만 대변인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개헌안을 의결한 국무위원들을 향해 ‘권력의 개’라고 힐난했다. 홍 대변인은 “북한 최고인민회의나 다름없다. 독재정권에 영합하던 30여년 전 국무회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며 “대통령 심기만 경호하고 국민 의견을 경청할 의무는 하수구에 버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당신들은 권력의 환관이며 비열한 자들”이라며 “대통령이 ‘앉아’ 하면 앉고, ‘물어’ 하면 그냥 물어뜯는 권력의 개들”이라고 했다. “얼굴에 철판을 깐 자들”이라는 표현도 썼다.



앞서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자당의 김기현 울산시장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경찰을 향해 “정권의 사냥개”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몰아붙였다. 이후 수사를 총괄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고 정면으로 반박했고, 경찰과 한국당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였다. 사태가 악화되자 이철성 경찰청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서로 냉정을 찾아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제1야당의 주요인사들이 일제히 거친 말을 쏟아내자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국당 지도부의 이성을 잃은 막말 릴레이가 일선 경찰관들의 집단적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홍준표·장제원 듀엣의 계속되는 막말공해 때문에 국민이 굉장히 심란해한다”며 “두 사람에게 입마개를 씌우면 국민이 훨씬 행복해질 것”이라고 비꼬았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