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밝힌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퍼드(38·예명 스토미 대니얼스)가 공중파 TV에 출연해 사건의 전말을 설명했다. 클리퍼드는 7년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2006년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해왔다.
클리퍼드는 25일(현지시간) CBS의 ‘60분’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후 겪은 일을 상세히 털어놨다. 변호인을 통해 예고했던 증거 영상이나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클리퍼드는 TV 프로그램 ‘어프렌티스’ 진행자로 인기였던 트럼프 대통령과 2006년 7월, 미국 네바다주 에지우드 타호 골프클럽에서 열린 골프 대회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클리퍼드는 트럼프가 저녁 식사를 하자며 호텔로 불러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과 자신을 비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너는 내 딸을 생각나게 하는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자”라며 호감을 보였다.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각방을 쓰고 물건도 따로 쓴다”고 했다.
당시 멜라니아 여사가 막내아들 배런을 출산한 지 불과 3개월 지난 시기였다. 이방카보다 2살 많은 클리퍼드는 27세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60세였다. 클리퍼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초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성관계는 첫 만남 때뿐이었다.
클리퍼드는 “사람들이 나를 거짓말쟁이나 기회주의자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 사실을 폭로했다고 전했다. 과거 침묵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협박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헨이 대선 한 달 전인 2016년 10월 클리퍼드에게 비밀유지 조건으로 13만 달러(약 1억4000만원)를 지급했다고 1월에 보도했다. 코헨은 “개인 자금으로 준 것”이라고 부인했지만 클리퍼드는 이후 합의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없다는 이유로 비밀유지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소송을 LA법원에 제기했다.
클리퍼드는 “2011년 라스베이거스의 한 주차장에 딸과 있는데 한 남성이 다가와 ‘트럼프를 내버려 둬라. 그 이야기는 잊어버려’라고 한 뒤 딸에게 ‘예쁜 아이로구나. 만약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애석하겠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 시점은 클리퍼드가 1만5000달러(약 1600만원)을 받고 미국 연예 주간지 ‘인터치’에 트럼프 대통령과 있었던 일을 공개하기로 한 무렵이었다고 한다. 클리퍼드는 “이 일 때문에 가족의 안전을 걱정해 침묵 서약에 동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을 희생자로 생각하지 않으며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운동’과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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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