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MB의 기자 접대는 빙산의 일각”

입력 2018-03-26 13:30

2006년 9월부터 10월 사이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서 주요 일간지 방송사 기자들을 상대로 접대를 한 구체적인 내역이 담긴 전표가 확인됐다.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출금전표를 작성한 사람은 그 당시에 서울시장 보좌관을 했던 사람인데 이 사람이 기자들을 접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료에는 기자들의 실명과 구체적인 정황도 적혀있다. 정철운 기자는 “2006년 9월 14일에는 중앙일보 강 아무개, 연합뉴스 이 아무개, KBS 남 아무개, SBS 김 아무개 등 4명의 기자와 만나 103만원을 썼다고 적혀있고 10월 2일에는 한국일보 유 아무개 정치부장과 또 한국일보 기자 2명과 만나서 14만 원을 쓴 뒤 뒤이어 80만원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정철운 기자는 “눈에 띄는 특징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기자들의 이름이 자주 등장을 한다는 것”이라며 “영향력이 강한 언론사를 관리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전작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06년 가을은 새누리당 당내 경선이 시작되기 직전이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임기가 끝난 시점과도 맞물린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6급 비서관을 지낸 김유찬씨의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씨는 2007년 6월 한나라당 대선 경선 시절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후보가 1996년 선거 당시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들에게 술접대 뿐 아니라 성접대까지 조직적인 관리를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씨는 지난 15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해 “보수 언론 기자들이 찾아온다. 돈 많은 의원이니까 술 한잔 사달라고”라면서 “한달에 술값이 대략 4000만원 이상 씩 결제가 됐다”고 말했다.

정철운 기자는 “이정도는 빙산의 일각으로 봐야한다”며 “접대를 2006년 가을에만 하고 끝냈을 리 없고 2007년 대선에 돌입하면서 기자들에 대한 접대는 더욱 심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2006년의 자료만 드러났으나 이렇게 많은 언론인이 접대를 받았음을 기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 측 언론 관리 문제가 올라왔다. 한 누리꾼이 “기사에서 공개된 언론들 리스트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검찰에서 영수증과 문건을 확보한 이상 모든 리스트 공개하고 법대로 강력하게 조사해서 부패한 언론사들을 퇴출해달라”고 쓰자 현재 1만5000여 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