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기구 멸균 내부지침 있으나 시행 환경은 다소 미흡”

입력 2018-03-26 12:43 수정 2018-03-26 13:47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의료감염을 막기 위해 수술 기구 멸균에 대한 내부 지침을 갖고는 있으나 시행 환경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중앙공급간호사회(회장 유주화·서울대병원)는 지난 23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전국 160개 의료기관 중앙공급실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017 전국 중앙공급실 운영 현황 조사’ 결과가 26일 공개됐다.

조사 결과, 응답기관의 98.8%(158개)가 세척·포장·멸균에 대한 병원 내부 지침서나 규정집을 보유하고 있었다. 99.4%(159개)는 멸균 일지를 작성하는 등(수기 73.1%, 전산 6.3%, 병행 20.0%) 의료감염 관리를 위한 회원 병원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500병상 이상의 응답기관 대다수(94~96%)가 기계 세척기를 갖추고 있는 반면, 300~499병상과 300병상 미만의 기계 세척기 보유율은 각각 68.8%(32개 중 20개), 45.8%(59개 중 27개)에 그쳤다.

응답기관 중 중앙공급실에서의 수술기구 멸균 현황은 세척부터 전 과정을 시행하는 곳이 33.1%(53개 병원), 일부 시행은 40.6%(65개 병원)로 조사됐다. 수술장내의 재처리 과정이 중앙공급실로 통합돼 보다 전문화된 재처리과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 ‘체내 삽입기구 및 즉각사용 멸균 시’에 절반(52.5%)만이 멸균 모니터링 지표(생물학적 지표 등)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의료기구의 1차 오염제거 장소로 사용 부서(59.4%)가 중앙공급실(31.9%)보다 높았다. 더 안전한 세척환경이 정착되도록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학술대회에서는 또 ‘중앙공급부서 업무표준 지침서’의 5차 개정판도 공개됐다. 1994년 최초 발간돼 국내의 철저한 멸균과정 감시 및 검증, 평가, 기록 등에 대한 표준을 제시해 온 이 지침서는 5차 개정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재처리 과정의 실무적 근거와 기준에 대한 최신내용을 담았다. 환경·시설관리, 직원 안전 등을 강화했다.
지침서는 학술대회에 참석한 중앙공급간호사회 회원들에게 무료 배포됐다. 이후에는 병원중앙공급간호사회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병원중앙공급간호사회 유주화 회장은 “세계적으로 의료 관련 감염 관리가 주목받고 있고 중앙공급실 간호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병원 감염예방의 첫 단추인 세척·소독·멸균에 대한 학술연구와 최신경향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중앙공급간호사회는 감염예방과 환자안전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중앙공급실 간호사 단체로서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