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마스크 착용자가 늘어난 가운데 마스크를 불편해하는 이들을 위해 대체용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 ‘코 필터’가 단연 관심을 끈다. 코와 입을 전부 가리는 마스크와 달리 비강(콧구멍) 안에 삽입하는 형태다.
코 필터는 비강에 미세먼지와 황사, 꽃가루 등 유해물질을 걸러주는 필터를 넣어 호흡기를 보호해주는 기능을 가졌다. 온라인 쇼핑몰 등 오픈마켓에서 ’코 필터’나 ‘코 마스크’ 등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세먼지는 PM(Particulate Matter)이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PM10을 기준으로 미세먼지 예보를 시행하고 있다. PM10은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물질을 의미하며 이때부터 미세먼지로 분류한다. 지름이 2.5㎛ 이하인 물질은 초미세먼지로 분류하는데, 해변에 있는 모래알 입자가 지름이 70㎛ 정도다.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코 필터는 “PM 2.5 수준의 유해물질까지 걸러준다”고 선전하고 있다. 미국 FDA 등의 인증을 받았다고 홍보하곤 한다. ‘코 필터’를 사용하고 있는 회사원 A씨는 “마스크를 쓸 때보다는 숨쉬기가 훨씬 편하고 외관상으로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출근길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안 쓴 사람보다 많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했다. 수도권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돌입했다. 중부와 서해안을 중심으로는 짙은 안개까지 가세해 잿빛 하늘이 뿌옇게 시야를 가렸다. 지난 주말부터 농도가 치솟기 시작한 미세먼지는 대기 정체가 지속되면서 이날 한층 더 심해졌다.
출근시간대 전국에서 가장 짙은 미세먼지가 나타난 곳은 서울이었다. 서울에서도 도봉구와 영등포구가 ‘매우 나쁨’ 수준을 보여 특히 심했다. 오전 8시 이후에는 영등포구의 미세먼지가 205㎍/㎥의 압도적으로 높은 농도를 보였다. 특히 여의도는 여의도공원을 건너편 건물의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가시거리가 짧았다.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서울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20㎍/㎥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경기 95㎍/㎥, 인천·대전·광주 85㎍/㎥ 등이었다. 제주가 104㎍/㎥을 기록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서울의 지역별 미세먼지 농도를 세분화한 그래프는 도봉구와 영등포구만 ‘매우 나쁨’ 수준인 빨간색을 보였다. 도봉구 평균 농도는 159㎍/㎥, 영등포구는 152㎍/㎥이었다. 두 자치구의 가장 최근 측정된 미세먼지 수치는 또 달랐다. 도봉구는 159㎍/㎥를 유지하고 있지만, 영등포구는 205㎍/㎥까지 치솟았다. 영등포구의 지난 24시간 평균 농도는 150㎍/㎥ 안팎이었지만, 아침 출근시간대에 급격히 상승해 200㎍/㎥을 넘어선 것이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개 시·도는 전날에 오전 6시를 기해 공공부문 차량 2부제 등 비상저감조치에 들어갔다. 특히 서울은 전날 24시간 평균 PM-2.5 농도 121㎍/㎥를 기록해 2015년 관측 이래 역대 최악의 수치를 보였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까지 고농도 미세먼지가 유지된 데다 대기 정체로 국내 오염물질이 계속 쌓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기 정체’를 꼽았다. 과학원 측은 “24일 중국 쪽에서 미세먼지 유입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불던 바람이 밤부터 현저히 잦아들면서 26일 오전까지 대기가 극도의 정체 상태에 빠졌다”며 “국외 유입 미세먼지와 국내 배출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축적돼 높은 농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