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사태가 채권단이 제시한 해외매각 시한(30일)을 코앞에 두고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24∼25일 파업 도중 “중국 더블스타가 아닌 또 다른 국내 기업이 인수의사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산업은행이 즉각 반박하면서 매각 논의는 더욱 꼬이고 있다.
산은은 25일 설명자료를 내고 “더블스타의 외부투자유치 공개 이후 국내 어떤 기업과도 국내 투자유치를 위해 접촉한 바 없으며, 국내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투자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24일 정송강 금호타이어 노조 곡성지회장이 매각 철회 요구 집회에서 “국내 건실한 기업이 산업은행이 진행 중인 매각 조건과 동일하게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고 언급하자 공개반박에 나선 것이다.
금호타이어 사측도 ‘다른 국내 기업의 인수 의사’는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30일이 매각 시한인데 얼마 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있는지 의아하다”며 “그런 기업이 있다면 대주주이고 매각을 주관하는 산업은행에 알리지 않고 노조와 먼저 접촉했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노조 내에서도 “처음 듣는 소리”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노조가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막기 위해 여론전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산은 등 채권단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0일까지 채권단과 사측, 노조가 해외매각에 극적으로 합의하지 못하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다.
산은은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 자체에서 여러 가지 전략적 실수를 노출했다. 산은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만 하면 정상화될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도 노동자의 고용 유지 방안 등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태도로 노조의 반발을 샀다. 금호타이어가 세계 14위권이지만 더블스타는 34위권에 그친다는 점, 또 ‘인수 3년 후 매각 가능’ 약정으로 기술력 유출 등 반발이 쏟아졌지만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임성수 우성규 기자 joylss@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