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라는 어두운 터널에 진입했다. 향후 양국이 협상과정에서 어떤 마찰음을 낼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증시 정상화는 결국 중국의 대응 수위에 달려있다고 분석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지난 23일 기록한 하루 낙폭(79.26포인트)은 역대 15번째로 컸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이 발생한 2016년 6월 24일(61.47포인트)보다 높았다.
전문가들은 보호무역 이슈가 진정되기 전까지 당분간 주가 반등이 어렵다고 본다. SK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많이 오른 편이었다”며 “당분간 하락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다음 달 6일 이전까지 관세를 부과할 세부 상품 목록을 정하게 된다.
중국은 강력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보복 관세 및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등이 카드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 소재용 연구원은 “정치적 장악을 마무리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에 바로 굴복할지 의문”이라며 “중국으로 공이 넘어간 상황에서 중국의 향후 반응을 좀 더 지켜보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무역전쟁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여전히 많다. 교보증권 백윤민 연구원은 “그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먼저 내뱉고 수습하는 행보들을 봤을 때 중국 관세를 원안 그대로 진행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무역분쟁 우려가 완화될 경우 올해 1분기 실적이 개선된 업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반도체, 은행, 중국 관련 소비주(게임, 화장품, 미디어 등)를 추천 업종으로 꼽았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