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아이돌 ‘신화’의 감격스러운 20주년

입력 2018-03-25 17:31

아이돌 그룹 신화가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신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아이돌 그룹이다. 20년 동안 멤버가 바뀐 일이 없었다. 정규 앨범 13장을 발표했고, ‘신화방송’(JTBC) 등 예능을 함께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이돌로서 그 명성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요계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

신화는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홀에서 진행된 데뷔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1998년 3월 24일 데뷔해 20년이 흘렀다. 멤버들과 신화창조 팬들, 회사 식구들에게 감사하다”며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것으로 갚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화의 가장 큰 자산은 멤버들이다. 신화 스스로도 “20년을 멤버 교체 없이 활동했다는 것”을 가장 큰 자부심으로 꼽았다.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은 기획사와의 계약 관계 등에 따라 7~10년 정도 지나면 해체되거나 멤버가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화도 SM엔터테인먼트로 데뷔해 소속사가 바뀌는 일을 겪었지만 여섯 멤버는 계속 유지해왔다.

신화가 자신의 브랜드를 지키는 데는 어려운 일도 적잖았다. 전 소속사인 SM이 2005년 ‘신화’ 상표권을 등록하면서 그 이름을 못 쓰게 될 뻔 했으나 법적 분쟁 끝에 2015년 상표권을 넘겨받았다.

에릭은 “신화가 아닌 군화가 될 뻔 한 적도 있다”며 “우리만 신화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팬들인 신화창조도 신화라는 말을 쓴다. 신화 상표권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다는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화를 지켜온 또 하나의 버팀목은 팬클럽 신화창조다. 동완은 “20년 동안 잘 버텨준 신화창조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했고, 에릭은 “군복무 시절이 위기였는데 기다려주신 팬들이 있어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신화창조는 콘서트 기부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에릭은 “쌀 화환을 팬들이 생각해줬고, 다른 후배 그룹 팬들에게도 모범을 보여줘서 우리가 더 고맙다”고 말했다. 김동완은 “앤디와 종종 이야기했는데 (팬들만 있다면) ‘환갑 파티’를 개최하자고 했다”고도 했다.


신화는 2003년 류경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통일음악회에 출연했던 경험도 전했다. 전진은 “개인적으로 (북한이) 할머니, 할아버지의 고향이다. 제가 육로로 간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많이 났다. 며칠간 머물면서 (북측 가이드가) 형·동생처럼 대해줘서 헤어질 때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처음 공연하는 가요계 동료들에게 전할 말을 묻자 에릭은 “당시 굉장히 파워풀한 댄스곡을 보여드렸는데 (북측 관객이) 호응을 해주실 수 없다. 눈에서 레이저를 쏘며 바라봐주신다. 그런 자리는 처음이라 분위기를 띄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완도 “너무 친근감을 표현하면 그분들이 곤란해지실 수 있다. 적정선에서 자제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신화는 이날 SK핸드볼경기장에서 팬파티 공연을 펼쳤다. 20주년 기념 싱글 ‘올 유어 드림스 2018(All Your Dreams 2018)’은 28일 발매된다.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