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첫 주일을 맞았다. 수감 사흘째이자 일요일인 25일 가족 등 면회 없이 독방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교정당국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장로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은 구속 수감 후 첫 주일을 맞아 논현동 자택에서 가져간 성경을 읽었다고 한다. 서울 동부구치소 12층 독거실에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하루 종일 외부와 접촉 없이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외부와 접촉없이 혼자 시간을 보낸 것은 23일 수감 이후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입감 첫날 강훈 변호사 등 변호인들과 접견실에서 만나 향후 검찰 조차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24일에는 둘째딸 승연씨 등 가족을 면회했다. 앞서 23일 오전에는 아들 시형씨와 장녀 주연씨가 구치소를 찾았으나 면회가 불허돼 영치금만 넣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영치금으로 삼푸, 볼펜, 형광펜 등 수감생활에 필요한 기본 물품 등을 구입했다.
화장실을 포함해 약 4평 크기의 독거실에 수용된 이 전 대통령은 빠르게 구치소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감 첫 날 ‘불면의 밤을 보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는 달리 숙면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당뇨 수치가 조금 높은 것을 제외하고 건강 상태는 전반적으로 괜찮았고, 외부에 알려진 것고 달리 잠도 비교적 잘 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첫 주일을 맞아 성경을 읽었다는 이 전 대통령은 향후 검찰 조사에 대비한 입장 정리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음날인 26일 오후 2시 구치소를 직접 찾아가 방문조사를 벌인다.
이 전 대통령의 1차 구속 기한은 31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이 가능하다. 4월 10일 이전 구속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공범으로 적시된 김윤옥(71) 여사 등 가족을 포함한 측근들의 범죄 정황에 대해서도 이 전 대통령을 통해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는 ▲명품 가방과 함께 3000만원 수수 ▲다스 법인 카드 약 4억 사용 ▲국정원 특활비 1억 수수 ▲불법자금 5억원 수수 등 의혹이 제기돼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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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