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강·최다 1교시·주5일 등교… 고려대 ‘망한 시간표’ 경진대회

입력 2018-03-25 14:03
고려대학교 정경대 학생회 제공

고려대 학생들이 이번 학기에 ‘가장 망한 시간표’를 뽑는 이색 대회를 열었다. 안암캠퍼스 게시판에 ‘망한 시간표 경진대회’ 수상작이 나붙었다.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는 지난 16∼18일 이번 학기 가장 망한 시간표를 뽑는 ‘망한 시간표 경진대회’를 진행해 40여건 ‘출품작’ 가운데 ‘헬연강부문’ ‘우주공강부문’ ‘1교시 부문’ 등 부문별 수상작을 선정했다. 응모는 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 시간표를 캡처해 올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학생들은 저마다 사연이 담긴 시간표를 제출했다.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학생에게 대상이 돌아갔다.

대상을 차지한 김모씨는 우주공강, 최다 1교시, 주 5일 등교라는 최악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교시 수업이 있고, 나머지 수업은 모두 오후 4시 이후 진행되는 7, 8교시에 몰려 있다. 이 학생은 오전 9시에 시작하는 수업이 10시에 끝나면 다음 수업이 시작되는 오후 4시까지 무려 6시간을 학교에서 보내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대상뿐 아니라 ‘연강상’ 등을 받은 시간표도 눈길을 끌었다. 연강상의 경우 쉬는 시간 없이 많은 수업을 잇따라 배치한 학생에게 돌아갔다. 수상자 최모씨는 매주 나흘 동안 1교시부터 5교시까지 쉴 틈 없이 수업을 들어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수상작 게시판은 학생들이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면서 22일부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많은 대학생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올해 처음 개최된 이 경진대회는 ‘교육권리찾기운동’과 관련돼 있다. 고려대 정경대 학생회는 “학우들이 즐겁게 시간표를 공유하면서 관심을 좀 더 본질적인 문제로 환기하고 싶었다”며 “망한 시간표를 갖게 된 원인이 학생이 아니라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현행 수강신청제도와 절대적인 개설 강의 부족에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신혜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