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열심히 일한 죄? 프랑스 제빵사 벌금 400만원 부과된 사연

입력 2018-03-25 13:47

프랑스의 한 제빵사가 ‘너무 열심히 일한다’는 이유로 3000유로(약 4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프랑스 오브 주 뤼지니 슉 바르스 시의 ‘레이크 베이커리’ 주인 세드릭 바이브레(41)가 지난해 여름 ‘주중 무휴’로 영업한 데 대한 처벌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기업의 경우 일주일에 반드시 하루를 쉬어야 한다’는 프랑스 노동법을 어겼다는 것이었다.

바이브레와 지역 주민들은 이런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바이브레는 “소외 지역의 업종 여건을 무시한 행태다. 현행법이 과거와 달린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실제로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는 관광지의 대형 상점과 마트들은 최근 일요일에도 영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규제 혁파 정책에 따라 휴일근로를 제한적으로 허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소규모 자영업자에게는 여전히 휴일근로가 허락되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은 “프랑스 마을의 많은 자영업자가 여름 관광객에 의존해 생계를 이어간다”며 “연중무휴를 금지하는 법은 이들의 수익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 지역 크리스티앙 브랑르 시장도 “경쟁이 없는 작은 농촌지역 영업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



프랑스인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연중무휴 금지를 찬성하는 측은 “빵을 만드는 일은 장인의 직업으로 섬세한 감각과 더불어 집중을 요하는 노동인데 쉬지 않고 일하게 되면 자칫 직업 자체의 존엄성을 잃을 수 있다”며 일주일에 최소 하루 이상 쉬도록 강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인 사이에선 휴가 없이 쉬지 않고 일하는 식당을 ‘제대로 된’ 식당으로 쳐주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반면 바이브레를 지지하며 연중무휴 영업을 허용해 달라는 탄원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이달 초 공개된 탄원서에는 현재 2500명이 넘는 빵집 고객과 지지자가 서명했다.





박재현 기자